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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우리는 왜 좋은 사람을 못 만날까? <관계>

by 스트롱백 2021. 3. 17.

알랭드보통 관계 – Daum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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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 The School of Life / 와이즈베리

 

3년 전 '구남친 현남편'을 만나기 직전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어떤 감화로 인해서 그를 만난 건 아니지만ㅋ

관계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해 줬다. 

 

당시에 인터넷에서 책 광고 영상을 봤는데,

알랭 드 보통이 만든 '인생학교'에서 펴낸 시리즈 책 광고였다. 

 

타이틀은 ‘왜 좋은 사람을 못 만날까? 인생학교 – 알랭드 보통’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현명하게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

인생학교라는 궁금증, 평소 알랭드 보통을 좋아했기에 

이만하면 이 영상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youtu.be/K6ZOxXDjT4Q

홍보 영상물의 내용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우리는 좋은 대학에 나오면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제 대학은 직업훈련소로 전략했고,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한다.

저자 자신도 그러했다.

그래서 그는 어른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했다.

이 ‘인생학교’의 강의 주제는 현대철학이나 고전문학처럼 어렵거나

일상생활에서 멀리 떨어진 주제가 아니다.

오히려 가슴 뛰는 직업을 찾는 법’, ‘사랑을 오래 유지하는 법’,

가족과 더 잘 지내는 법같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강의 중 가장 인기 많은 강의들의 책을 폈다.

이것이 인생학교 시리즈다.)

 

관심이 확 생겼다. (이것이 광고의 힘)

그래서 가장 관심이 갔던 <관계>라는 책부터 샀다.

서문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예술과 미디어도 어마어마한 교육적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우리 문화는 그동안 이 점을 잘 인정하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통의 어른들도 스스로를 교육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누구도 공부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학생으로 남아 평생 배워야 한다.”


약 160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

 

- '사랑'의 새로운 관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접근 방식은

1750년 무렵 이후 형성된 낭만주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낭만주의의 사랑의 특성은 결혼에 매우 희망적이며,

진실한 사랑이라면 외로움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현실적인 문제나 돈을 떠나 감정적인 요소를 더욱 중요시한다.

여기선 이러한 낭만주의는 사랑을 망치는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하면서(!)

낭만주의적 애정관을 심리학적으로 성숙한 애정관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전주의적 애정관을 소개하는데 이것 중 중요한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 나는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그들도 나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어떤 특이한 결함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 작용하는 방식이 그렇다.

 

-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인위적인 노력을 수시로 해야 한다.

직감으로는 자신이 가야 할 정확한 방향을 알 수가 없다.

 

- 욕실 수건을 걸어놓아야 하는지, 아니면 바닥에 깔아도 되는지를 놓고 언쟁하느라

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시시하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빨래와 시간 약속에도 특별한 품격이 있다.


낭만주의적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고 한다면

고전주의적 그러니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랑의 방식은

내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구체적으로 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관계에서 늘 정신이 온전할 수 없다면,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친절한 행동은

나의 내면세계 중에서도 특별히 심하게 상처 입은 영역을 기록하고 안내하려고 시도한 지도를

건네주는 방법이다.”


이처럼 모든 관계에서는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감정적으로 격분해서 하는 다툼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현명하게 '나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해서' 말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선 아주 재밌는 표현들이 많다. 이를 테면 아래와 같다.

 


누구나 알고 보면 깊숙한 문제가 있고 함께 살기가 힘든 사람이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아직 잘 모르는 사람’ 뿐이다.”

 

인간은(자기 자신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인 데다가

여러 면에서 아주 기묘하고도 시기할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의 성격을 요약하자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매우 적절하다.”


웃기기도 하지만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소통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사족이지만...

이 책을 읽고 구남친을 소개받았는데,

그는 정말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사귀기로 한 3개월 동안

표현도 잘하지 않았고(그래서 내가 표현했다!),

연락도 잘 하지 않았고(그래서 내가 먼저 연락했다!!)

먼저 만나자고도 얘기한 적도 거의 없었다.(그래서 내가 먼저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나를 좋아한다고 했다. (윙?)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그가 표현하기 이전에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고 생각했다.

낭만주의적 사랑에 한 걸음 떨어져

고전주의적 방식에 접근한 것이다. ㅎㅎ

 

그렇게 3개월이 지나자 100일의 기적이 일어났다. 

우리 구남친이 달라졌어요~

구남친은 알고 보니 마음을 조금씩 여는 신중한 사람이었다. 

대신 '내 사람'이라고 확신이 들면 완전히 헌신하는 사람이었던 것.

그 후 우리의 관계는 신뢰와 믿음으로 더욱 단단해져

결국 구남친에서 현남편이 되었다.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쳤다면,

현남편의 진목면을 못 보고 낭만주의적 사랑을 찾아

다른 길?을 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결국 '관계'에서 중요한 건 상대의 태도가 아니라

나의 태도와 사고방식이라는 걸 알게 됐다.  

 

'관계'에 고민하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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